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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케터, 목수, 자영업자, 출판인, 작가, 디자이너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하나만 파는 Digging 사람들과 인터뷰했습니다.
하나만 파는 사람들은 어떻게 문구를 사용할까요?
그리고 무엇을 느끼고, 경험할까요?


 

 


전시 오픈 60일 전.. 디깅노트 중간점검 시간이 있었습니다. 쓰는 사람 17명이 써내려간 흔적, 글, 그림 노트안의 요소들이 이번 전시의 아트워크 재료였거든요. 한창 채워지는 중이었던 디깅노트를 분석하고 감상하는 시간이 소소문구 식구들에게 주어졌지요. 이 때에 쓰는 사람 이근백님의 뜻밖의 말씀에 소소문구 식구들 모두 놀랐습니다. "노트는 언제 돌려주시나요? 그리고 돌려주시면서 한 권 더 주실 수 있을까요? 벌써 다 써가는데… 더 쓰고 싶어서요!”

디깅노트 2권을 채운, 쓰는 사람 이근백님은 스니커즈 브랜드 마더 그라운드 @mother_ground 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안 그래도 바쁜 사장님, 이근백님이 노트를 2권 채울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쓰는 사람 이근백님, 어떻게 2권을 쓰셨어요?

 

 

 


노트 받고 2주 넘게 '가지고만' 있었어요. 고민이 많았어요. 전시 의도에 충실하게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발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노트를 채워야할까? 신발을 만드는 과정을 주제로 만화를 그릴 수도 있겠지만, 그럼 좀 작위적일 것 같고.. 쓰는 100일 동안 '재밌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지금의 네 컷 만화를 시작했습니다. 보통은 집에서 그렸어요. 일과를 마치고 책상에 앉아 그 날 목격한 것들 중에서 무엇을 그릴지 고민을 시작하죠.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하고, 나름대로 잘 그렸어요. 왜, 반마다 만화 잘 그리는 애들 있잖아요. 제가 그런 애였어요.

2015년에 <대한민국창작만화공모전>에서 4등을 했어요. 일종의 장려상 같은 거였죠. 그 만화 내용이 마더 그라운드 브랜드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것이 있어서, 브랜드를 런칭할 때 했던 크라우드 펀딩에서도 소개했고요. 마더그라운드 운영에 몰두하며 지냈기에, 그 이후로 새로운 만화를 못 그렸어요. 무엇을 그릴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만화 그리는 이근백에게 (만화가 이근백으로 해야할까요?) 5년 정도의 공백이 생겼어요. 제게 '만화'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에요. 취미로 가볍게 지속하는 게 그래서 어려웠던 것 같기도하고... 그러다 디깅노트에 정말 오랜만에 그려보기 시작했습니다.

금단 현상이 왔죠. 저는 '제한'이 있는 상태라서 더 좋았어요. 디깅노트 2그라운드 내지 (한 페이지에 모눈 2칸)를 사용했는데요. 노트를 쫙 펼치면 모눈이 4칸 있으니까 4컷 만화를 하면 되겠다- 생각했죠. 전체 종이 크기에 비해서 그 모눈 한 칸 크기가 작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이 지면을 다 채우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매일 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사실 힐링이 많이 되었어요.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생각만 했지, 생업에 치어 실천을 못 하고 있었는데, 이런 계기가 생기고, 만화 그리는 이근백에게 '마감일' 이 주어진거니까요. 하지 못 했던 걸 할 수 있었던 경험이죠. 뻔한 말 같지만 시작할 땐 조금 어려웠는데, 계속 하다 보니까 나중에는 재밌더라구요. 하고 싶어서 또 하게 되고. 디깅노트에 그리는 시간이 기다려졌어요. 중간점검 때도 빨리 한 권 다 채우고, 이어서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하다가 한 권 더 달라고 따로 연락도 드렸구요.

스스로 지속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해요. 디깅을 위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게 일로 느껴지거나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조건이요. 그게 저에게는 이 모눈 4칸이었구요. 스스로가 정한 조건은 유연하게 바꿀 수 있잖아요. 처음엔 패기있게 ‘매일’ 이라고만 제목을 써놨는데, 하다보니 실천이 안 되어서 ‘매일’ 앞에 (거의) 라는 말을 붙이기도 했어요. ‘4컷 만화’ 뒤에도 (연습) 이라고 덧붙였구요. 스스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조건이 무엇인지 아는 게 중요해요. 내가 최대한 편하게 부담을 느끼지 않을 조건을 설정하고, 뭔가를 일단 시작하는 거에요. "나 ,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마음으로 꾸준히 한 번 해보면, 과정 중에 욕심이 생겨 실행의 강도를 늘릴 수도 있고, 안 맞으면 다시 조건을 재설정 할 수도 있잖아요. 근데 그 '정도' 를 알려면 무작정 해봐야 알 수 있겠지요.

I’m Digging 무엇을 그릴지 만화를 보는 데에 있어서 내용보다 그림에 천착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드래곤볼을 그린 토리야마 아키라나 슬램덩크를 그린 이노우에 다케히코 만화를 좋아해요. 약간은 직선적이고, 명확한 그림을 그려내고 싶어요. 지금 당장은 서사가 없는 연출컷 위주로 만화를 연습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세계관을 만들어서, 이야기가 길게 이어지고, 그 속에서 살아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요. 이런 거창하고 대대적인 계획에 앞서, 이번 기회처럼 꾸준하게 그리다보면 작업에 익숙해지겠죠.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뭘 그려야 할지 조금씩 나오지 않을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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